2008년 10월 2일 목요일

위로해줘요,

난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려.
사랑한다던 너의 응원을 기다려.
몇 줄의 메일, 몇 자의 편지를 기다려.
한국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려.
내 마음이 괜찮아지기를 기다려.

아무도 모르는 곳에, 아무도 구해줄 수 없는 곳에
혼자서 갇혀버린 기분이다. 그래서 무섭고 두려워.
더욱 잔혹한 진실은 이 모든 상황을 풀수 있는 열쇠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. 겉으로는 화려하고 부럽게만 보이는 이 외국 생활이,실은 이렇게나 외롭고 어렵다. 힘에 부친다. 기댈 사람이 필요하다.

도망치기 싫은데,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걸 나도 아는데
어디로든 도망치고 싶다. 어떻게 해도 실패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자꾸 엄습해. 사람들 앞에서 괜찮은 척 하는 것도 싫고, 모르면서 아는 척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싫다.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한심함으로 우는 것도 지겹다. 이 부담감이 내게는 너무 버거운 문제..

어떻게 하면 나아지는 걸까. 그저 한 발만 내딛으면 될 것 같은데 사실 난 이것보다 훨씬 더 잘해낼수 있는 사람인걸 알고 있는데 그 '한 걸음'이 너무나 어렵다. 스스로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. .......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서, 누구든 구해줘- 누구든 내 손을 잡아줘- 하고 울고만 있다. 말도 못하고, 끙끙 앓기만 해.

이 넓은 세상에 혼자인 것만 같은 기분.
구질구질하다. 사실 이건, 가까운 사람들이 그냥 꼭 껴안아주면서 '괜찮아, 잘 하고 있어, 난 널 믿어' 라는, 단 몇마디 말만 해주면 치료될 문제인데. 그 몇마디를 듣지못해 이렇게 곪아가고 있다. 차라리 '똑똑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한국 유학생'이라고 스스로에게도 각인시켜서 아무도 모르게 연극이라도 할까. 그럴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. 나 정말 많이 수준 낮아졌지. 스스로의 가치를 의심하게 되는 이 상황들이 너무 싫다.


언젠가는 나도 저 나비처럼 훨훨 날 수 있을까....

오늘은 이렇게 그냥 계속 울다 잠들어버려야지.
아무도 몰라줘도......이 세상에 나 혼자여도........어쩔수 없다.

이게 내가 살아가야 할 현실이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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